on teacher’s day
목요일 밤. 나의 유일한 학생이 스승의 은혜를 불러주었다. 그 동안, 그다지 많은 아이들을 가르치지도 않았고, 물론 스승의 날이라고 해서 특별하게 보낸 적도 전혀없다. 이 녀석이 나한테 와서 노래를 불러 준다고 했을 때, 무슨 또 엉뚱한 소리를 하는가보다 했는데…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하면서 노래를 시작하는데, 일생일대(?)의 이 순간을 말로 형언할 수 있을까? 노래가 끝나고, 나도 모르게 그 녀석에게 “고맙다”라고 했다. 정말 고맙다. 눈물나게… 그래서 더욱 미안하다.
단지, 경제적인 이유로, 학교에 남기를 바라는 동료들의 권고를 뿌리치고, 또 다른 직장에 발을 들여 놓은지 두달하고 반이 지났다. 다들 모여서 수업얘기를 하고, 아이들 이야기를 할때마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회의감에 사로잡혀 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물론 현재하고 있는 일에 대한 회의감이야 근무를 시작하고 며칠이 안되서 들기 시작했지만…) 그러나 때때로 지독하게 이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내가 지금 하지 못해서 더욱 그렇지만. that is why i really appreciate the greatest opportunity to teach this kid.
3월 한달 수업을 하고, 여러가지 이유로 그보다 더 많은 양을 쉬고 있다. 그러면 안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면서 - 나이를 먹어가면, 어쩔수가 없는 걸까 - 놀지말고 공부하라고 갖은 잔소리를 해댄다. 그러나 어리석게도 나는 그동안 모든 탓을 공부를 하지 않고 있는 그 녀석에게 그 원인을 전이시키고 있었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수업을 다시 시작할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저 함께 놀고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던 나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놀고 있는 학생을 비난하면서, 나태한 교사에게 아무런 질책을 하지 않는 태도들은 얼마나 이기적인가?
수업을 끝내고 나서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누구나 그렇겠지만,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이다. 수업의 방법이나 내용은 차후의 문제이다. 그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교사의 마음가짐이고 태도이다. 교사 자신이 많은 이론과 박식한 지식을 갖고 있다거나, 혹은 똑똑한 제자를 가르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보다는 그렇지 못하고 소외된 학생들을 이끌수 있는 교사의 능력이 더욱 가치있는 것이다. 어차피 똑똑하거나, 아니면 특히 요즘같이 경제적으로 형편이 좋은 아이들은 교사의 지적수준 혹은 교사의 지적능력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듯하다. 교실밖에서 그런 아이들한테 얼마나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가? 교사가 그런 아이들한테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무엇일까? 오히려 외부로 밀려난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 아이들과 함께 노력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교육자이고, student-centered education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 early in the morning of teacher’s day.
나에게 잘해주는 교사를 존경하는 것은 매우 당연하다. 그러나 나보다 힘든 사람에게 더 많은 수고를 아끼지 않는 교사가 존경받을 만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