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cerpt from “Crowds and Power” by Elias Canetti
배설물에는 우리의 모든 살생의 죄과가 담겨있다. 그 배설물에 의해서 우리는 우리가 저지른 살생을 알게 된다. 그것은 우리를 몰아세운 모든 증거들을 응축시켜 놓은 집산물이다. 그것은 우리들이 매일 계속 해서 저지르는 죄과의 증거이며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냄새를 피우면서 하늘을 우러러 울부짖는 것이다. 놀라운 점은 우리들이 그 배설물과 우리 자신을 분리시키려고 얼마나 노력하는 지에 있다. 바로 그 목적만을 위해서 따로 설치한 특별한 방에서 우리는 배설물을 처치하는 것이다. 우리의 가장 내밀한 순간은 그곳에 들어있는 순간이다. 이때 우리들은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서 우리들의 배설물과 함께 있는 것이다.
분명이 우리들은 배설물을 부끄러워한다. 배설물은 소화작용이라는 권력 과정의 해묵은 징표이다. 그 과정은 어둠 속에서 진행되는 것이기 대문에 배설물이 없다면 영원히 숨겨진 채 있을 것이다. (p. 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