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한한 선택 속에서 살아간다. 지금 내가 글을 쓰고 누군가가 이 글을 읽는 순간조차도 많은 선택과 갈등이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미처 쉽게 깨닫지 못하는 것은 때때로 그 선택이 어떠한 과정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관한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선택의 순간은 절대 간과해서는 안되는데, 그 이유중의 하나는 선택이 곧 권력의 이동과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때문이다. 따라서 권력이 이동되는 이 선택의 순간이 공정해야만 하지만, 실제로 공정하다는 생각은 헛될 수 밖에 없다. 영화 Election은 이러한 선택의 순간을 조정하는 권력자들을 잘 비꼬고 있다. 이 영화는 탐욕스럽고 이기적인 정치권력의 탄생의 순간을 학교 회장선거에 빗대어 조롱한다.
Tracy, Paul 그리고 Tammy는 정치인의 모습을 극단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Tracy는 유능하지만 독단적이고 독재적인 정치인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이 영화가 갖고 있는 힘은 Tracy를 그저 열심히 노력해 자수성가한 여성으로 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적절한 능력과 사회적 배경 그리고 그녀가 갖고 있는 교활함이 그녀가 성공한 열쇠라는 점에서 다른 헐리우드 영화와는 매우 다르다. Tracy는 헐리우드 영화에서의 전통적인 성의 역할을 깨뜨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며, 다소 그녀는 전투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비록 그녀가 매우 코믹하게 그려지고 있지만… 따라서 대부분의 남성에 의해서 움직이는 Carver High School에서 그녀가 지나치게 나대는 것과 그 학교를 통제하려는 Tracy의 시도는 McAllister 교사에게 위협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사뭇 멍청하기는 하지만, Paul은 McAllister 교사에게 탁월한 선택이 될 수가 있었고, 전통적인 성역할 - 영화에서나 현실에서나 - 을 고수하려는 남성지배집단의 시도는 완패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있어서 Tammy의 경우는 더욱 위험스러울 수 밖에 없다. 특히 그녀의 성적 정체성이나, 그녀의 연설에서 나타난 것과 같은 선동적인 좌파적 성향은 사회의 위협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Tracy가 당선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Tammy의 행동이 사회전체의 위협이라기보다는 남성집단에 대한 위협, 혹은 도전이라는 느낌이 더욱 강하게 든다. 우리가 처한 정치적 현실에 비추어 볼때, 이들은 정치세계의 극단적인 묘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것이 단지 정치판을 비판하는 것이였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것은 우리가 속해 있는 사회, 어느 곳에서도 쉽게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현상이 영화 Election에서 나타난 것처럼 교육의 현장에서도 일어난다는 것이 애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부로 내몰린, 특히 선택받지 못한 마이너리티들에게 이 영화가 주는 힘은 100%의 노력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진실의 규명에 있다. 따라서 공정하지 못하고, 다소 교활하기까지 한 Tracy의 행동에 누구도 비난을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사회가 혹은 교육이 생산해 낸 문화안에서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교사 스스로가 저지르는 무수한 symbolic violence를 반성하고 비난하기 전에, 학생들의 잘못을 혹은 그들이 지나치게 나대거나 게으른 행동을 탓하는 것은 권력의 남용으로 밖에 이해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