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October, 2005

don’t habitualize yourself! 0

Marina는 한국어 교재를 가지고 나를 찾아온다. “굴뚝같다”라는 말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굴뚝같다” “굴뚝같다” “굴뚝같다”

한참을 골똘히 생각한 나의 결론은 굴뚝같이 길게 생길 걸 표현하고자 할때 우리는 “굴뚝같다”라는 표현을 한다고 친절하게 이야기한다. 예를 들면, 키만 큰 남자를 표현하고자 할 때, “그 남자 굴뚝같애”라고 이야기한다고. Marina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고는 하지만, 분명 그녀의 얼굴 한구석에는 의아함이 역력하다. 한참후, 나는 “굴뚝같다”라는 말이 무언가를 진심으로 바랄 때 사용한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다시 설명해준다.

분명 나는 “굴뚝같다”라는 말을 최근에 여러번 사용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뜬금없이) “굴뚝같다”라는 네글자를 나에게 보여주었을 때, 나의 반응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의미를 혼동하게 되고, 따라서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며 결국 당황하게 된다. 언어라는 것이, 다시 말하면 한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리면서 우리는 (적어도 나는) 말들을 별 생각없이 내뱉는다는 생각이 든다. (영어의 중요성과 영어가 파생시키는 힘들에 대해서 항상 학습자들에게 강조하면서, 내가 매일 사용하는 국어의 중요성에 대해서 얼마나 무시하고 있었는가?) 그러나 우리가 언어를 별 생각없이 내뱉게 되면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언어가 습관이라면, 언어를 가르치고 배우는데 있어서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위의 나의 경우에서처럼 말이 혹은 표현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기계적으로만 암기(rote memorization)만하는 것은 언어의 오용(誤用)을 야기할 수 있다 (부끄럽고 멍청하게도 나는 아직도 굴뚝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알지 못한다). 일상적이고 습관적인 것에 대해서 영어로 말하거나 듣거나 읽거나 쓸 때, 아무런 어려움없이 언어를 사용한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상황이나 익숙치 않은 상황에서 언어의 사용은 일상적인 아주 쉬운 단어로도 표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황하거나 전문적인 용어만을 찾아내기 위해서 고군분투(孤軍奮鬪)하는 것을 생각해 보라.

피상적이고 얕은 지식은 습관적인 언어의 사용과 함께 그 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대상언어를 학습하는 학습자를 단순히 말만 많게 (talkative하거나 garrulous하거나 혹은 loquacious) 만들 뿐, 주어진 상황이나 정황에서 그 대상언어를 적절하게 사용하는데 방해요소가 되는 것이 분명하다.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보면, “the more time one spend studying/learning language, the better s/he can speak”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특히 언어를 습득하는데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언어습득의 과정을 단순히 Pavlov의 conditional reflex에 국한시켜서는 절대로 안 될 것이다.

We are absolutely different from dogs, as you know.

MTPaginate installed 0

plugin MTPaginate was successfully installed on my blog. also i finally modified it to navigate more easily between the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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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자.

A Playground of Their Own - kotesol 0

한국의 영어교육의 미래가 암담한 이유를 바로 이 학회 (KOTESOL) 참관을 통해서 확실하게 알 수가 있었다. 그렇게 교수들이 KOTESOL에 참석하려 하지 않았던 이유와 심지어 노골적으로 학회를 싫어했던 이유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강의실은 한국 영어교육의 미래를 책임질 일련의 집단 - 외국인 영어강사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분명 영어강사들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 으로 넘쳐났지만, KOTESOL은 외국인 강사들의 학회 참가목적이 그들의 커뮤니티 결속강화라는 것과 자신들의 영어교육에 대한 무지함을 국제학술대회를 통해서 자인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 말고는 특별한 것은 전혀 없었다. 뿐만 아니라, 학회참가를 위해서 제주도에서까지 상경한 것을 미루어 짐작하면,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 강사들의 학회에 대한 열정은 분명 대단함에 틀림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전문적인 혹은 학술적인 지식을 갖고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지에 대해서 세번의 presentation에 참여하는 동안에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하였다. 게다가 이전부터의 기우 - 학회에서 특별히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없을 것이라는 - 는 발표자들의 성의없음과 3번이나 개최한 주최측의 상업적인 목적에 의해서 불식(拂拭)되지 않았다.

분명 plenary speech에서 Amy B. M. Tsui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영어교육과 관련한 정책과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다른 presentations에서는 그녀가 제시했던 문제점들에 대한 충분한 논의는 전혀 이루어지 않았을뿐만 아니라, (적어도 내가 관람한 presentation에서는) 오히려 지금까지 자신들이 해왔던 진부하고 틀에박힌 methodology가 여전히 유효함을 한번 더 확실하게 해주는 계기만 마련해 주었다. 교육정책이 불합리하고 모순투성이라고 조롱하기에 앞서 교육정책에 부합할 수 있는 적절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우선 되어져야 한다. KOTESOL conference 내내 나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던 것은 진정으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국가들의 영어교육의 미래를 고민하는 외국인 강사들의 모습을 전혀 찾아 볼 수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아시아 시장에서 그들이 지독하리만큼 악착같이 살아남으려 한다는 인상만 각인시켜주었다.

결국 한국 영어교육의 미래는 한국인 정책가, 한국인 교사, 한국인 학생들의 몫이다. 스스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없이는 영어교육을 통한 식민지화만이 남겨질 것이다.

seriously conservative 0

민방위 교육 3년차, 첫 소집훈련. 민방위 교육장 1교시 강의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90점짜리 인생, 혹은 A+급 인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사회에 대한 무조건 복종과 앞 세대가 이미 정해놓은 루트만을 따라서 움직이는 것이란다. 지독한 보수주의자적(保守主義者的)이며 우파주의자(右派主義者的)적인 생각임에 틀림없다 (한가지 모순당착(矛盾撞着)인 것은 지독한 보수주의자(保守主義者)이면서도, 공무원이나 학교교육을 심하게 질타한다는 것이다. 분명 공무원이나 교사들을 대상으로 같은 강의를 할텐데 말이다). 어쨌든 나는 그런 90점짜리 인생이나 A+급 인생은 싫다. 절대복종만이 존재하는 수동적 삶은 나를 더 지치게 할 뿐이다.

오히려 오늘같은 지루한 일상에서의 이탈이 긴장감을 잃지 않게 하는 힘이 되어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잘못된 사회통념(社會通念)을 의심하거나 타파하는 것이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삶을 살게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내년부터는 인터넷으로 민방위 교육훈련을 한단다. 내년에는 이러한 지루한 강의를 듣고 시험을 볼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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