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0
내가 싫은 건 너가 아니라 바로 나야. 서로 모르는 사람이 만난다는게 인연이고, 그 인연은 결국 어려울 때 서로를 연결해 주는 작은 힘이 되고, 의지가 되는 법인데… 아마도 너와 나 사이엔 그런 것이 처음부터 없었는가 보다. 공허한 만남에서 무슨 인연을 찾고, 우정따위를 논할 수 있을까?
나를 다시 되돌아보게 한 우울한 어제였다.
내가 싫은 건 너가 아니라 바로 나야. 서로 모르는 사람이 만난다는게 인연이고, 그 인연은 결국 어려울 때 서로를 연결해 주는 작은 힘이 되고, 의지가 되는 법인데… 아마도 너와 나 사이엔 그런 것이 처음부터 없었는가 보다. 공허한 만남에서 무슨 인연을 찾고, 우정따위를 논할 수 있을까?
나를 다시 되돌아보게 한 우울한 어제였다.
연료를 다 소비해버리면 어떻게 될는지, 혹은 연료보충 불이 들어오고 얼마나 차가 더 나갈수 있을지 가끔씩 궁금했었다.
그 궁금증이 오늘 확실하게 풀렸다. 결국 휘발유가 바닥나면서, 차의 힘이 갑자기 빠져버리고 부르르 떨더니 지하통로 오르막길에서 그냥 서 버린다. 어쩔줄 몰라 한참을 난감해 하다가, 시동을 다시 걸고 지하통로를 완전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처음엔 열쇠를 차에 두고 내리더니, 서너주 전엔 불을 켜둔 채로 내려서 배터리를 방전시켰고, 오늘은 결국 연료부족으로 서비스를 불렀다. 세달 동안 벌써 세번째다. 정신차리자!
Lena가 지난 5월에 주었던 보드카를 비워버리고, 냉장고에 빈병을 집어 넣어버렸다. 한 모금 마셨지만 취기가 올라오지 않아 남은 보드카를 다 비워 버렸다. 몸에 강한 열기가 스며든다. 스피커에선 연신 유재하의 “가리워진 길”이 흘러 나오고, 마음은 더욱 깊은 가을이다.
우연히 듣게 된 유재하의 “가리워진 길.” 그의 다른 노래에도 그렇지만 특히 이 음악을 듣고 있으면, 알 수 없는 외로움이 엄습한다. 어떤 때는 오히려 어딘가에서 희망이 올 수도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마저도 든다.
음악을 멈출 수가 없다. 음악탓인지 며칠동안 기분이 이상하다. 이런 기분 정말 싫은데… 더이상 이런 기분 다시는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데… 엿같다. 가을타는거야?
그대여 힘이 되주오
나에게 주어진 길 찾을 수 있도록
그대여 길을 터주오
가리워진 나의 길